연초부터 참 재밌는 사건이 터졌습니다.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건입니다.
작년 동진쎄미켐 지라시에 무려 1400억을 시장가로 긁은 "파주 슈퍼개미"가 화재가 됐었는데요, 삼성이 동진쎄미켐을 인수한다는 지라시가 돌았지만 가짜뉴스로 밝혀졌고 이내 주가는 길게 윗꼬리를 달고 다시 원위치로 돌아왔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 개인투자자가 1400억을 장내매수해서 동진쎄미켐의 지분 7.7%를 하루만에 취득하며 이슈가 됐었습니다.
이 슈퍼개미의 정체에 대해 뒷말이 많았지만 밝혀진 건 없었고, 1400억을 물렸는데 어쩌나 싶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1400억 가진 사람을 우리가 왜 걱정해줌 ㄹㅇㅋㅋ"하며 참 돈 많은 사람 많다며 지나갔는데요, 이후 동진쎄미켐의 주가가 뛰며 이 1400억 개미가 엄청난 돈을 번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결과는?
하지만 이 슈퍼개미는 이 좋은 주식을 가지고도 손절한 것으로 알려져 대체 1400억이나 운용하는 슈퍼개미가 왜 매매를 이렇게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오늘 그 이유가 밝혀졌습니다.
이 "파주 슈퍼개미"는 1400억을 운용하는 슈퍼개미가 아니라 회삿돈 1800억원을 횡령한 오스템임플란트의 자금관리직원이었던 겁니다.
동진쎄미켐이 지라시가 좀 그렇긴 했지만 굉장히 건실한 기업입니다. 재무도 탄탄하고 기술력도 좋은, 성장가능성도 매우 높아 그냥 가지고만 있어도 충분히 먹을 구간이 나올 텐데 왜 손절했지? 싶었는데
이유는 "자기 돈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본인 돈이 아니었기 때문에 기한은 12월 월말까지라는 타임어택이 있었고, 하락하는 주가를 보곤 견디지 못해 손절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이모 씨라는 사람은 주식 초보가 분명한 게, 5% 대주주 공시라는 개념을 알지도 못하는 것으로 보아 주식을 해본 경험이 거의 없는 것이 분명해보입니다. 아마 횡령했을 땐 "따서 갚으면 돼"라는 생각이었겠죠.
1800억의 5%만 먹어도 90억이니 일반인으로선 꿈도 꿀 수 없는 금액입니다.
1800억은 그대로 채워넣고 90억, 아니 2~30억만 먹어도 그게 어디냐고 생각했겠죠.
근데 자신의 이름으로 "대주주 지분공시"가 떠버리니 너무 크게 당황해버린 겁니다.
"어... 어...? 이게 아닌데...?"
게다가 삼성 인수를 기대하고 매수했건만 장후에 "가짜뉴스"임이 밝혀졌으니 크게 패닉해버렸을 겁니다.
그리고선 조금이나마 원금이라도 건지자며 매도했겠죠.
세간에는 이 이모 씨가 유료 리딩방에 가입해서 매매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만 이 부분은 사실 확인이 안되니.
오스템임플란트라는 건실한 기업에 큰 타격을 준 무척 안타까운 사건입니다.
뭐 우리나라는 금융범죄에 관대하므로 조금 얻어맞고 말 건지 모르죠.
최악의 경우 감사의견 비적정의 가능성도 있다고 하는데 개인투자자의 피해가 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래는 오스템임플란트의 공식 입장입니다.
우리나라도 금융범죄를 엄하게 벌하여 이런 일들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안녕하십니까, 오스템임플란트 IR팀장 김민기입니다. 2022년을 맞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무엇보다 건강 최우선으로 챙기시어 심신의 안정이 가득한 한 해 보내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채널 개설 및 월정례 콜 기획 단계 속에서 저를 믿어주시고 지속적인 회사 퍼포먼스를 응원해 주셔서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당사에서 3년 조금 안되는 시간 동안 업계 그 누구와 견주어도 뒤쳐지지 않을 투명하고 어그레시브한 소통으로 과거 무너졌던 회사 신뢰를 회복하고자 했던 시간으로 회고합니다.
그런 비상의 단계에서 다시 한번 좌절스러운 사건 관련 공시를 하게 되어 회사를 대표, IR담당자 신분으로 송구스러울 따름입니다. 공시를 통해 확인하셨겠지만, 자금관리 직원 1인의 단독 소행으로 엄청난 규모의 회사 사금이 횡령되어 확인 즉시 긴급하게 고소 진행(21.12.31) 및 새벽공시(인지 즉시 공시 건으로 공휴일 이후 22.01.03)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횡령금액은 약 1,880억원 가량으로 20년도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 대비 92%에 해당합니다. 이는 상장사로는 역대 최다 수준으로 당사가 그 오명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도 긴급히 21.12.31 저녁 내용 전달 받아 주말 동안 대응 TF에 투입되었습니다. 사건의 개요는 자금담당 직원 1인이 짧은 기간 동안 잔액증명서를 위조, 자유로이 공적 사금을 개인 은행계좌 및 주식계좌로 이체하여 착복/횡령한 사건입니다. 확인 결과 조직적인 범행이 아닌 자금담당자로의 특수성을 악용하여 단독적으로 범행하였으며 현재 잠적 및 도주한 상황입니다. 1,900억원에 달하는 횡령 범죄가 시총 2조 급 회사에서 자유롭게 이뤄졌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으셨으리라 사료되오며 상식적으로 이해가 불가하실것입니다. 통제시스템 작동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잔액증명 시스템을 매뉴얼하게 조정하는 방식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현재까지 파악되었습니다. 당일 영장이 발부되는 대로 모든 관련 계좌를 동결하여 대부분의 횡령금액을 회수할 계획입니다. 현재까지 파악된 사항과 진행계획 공유 드립니다.
1. 현황:
- 자금관리 담당 직원 1인 개인일탈로 인한 단독 횡령 범죄 발생
- 약 1,880억원 규모 (20년도 말 별도 자기자본 대비 92%)
- 기간 산정은 어려우나 최대한 빠른 조치로 가능한 모든 금액을 회수하여 P/L과 balance에 영향이 미비하도록 조치할 계획. 다만 회수가 미비한 worst case scenario로는 '21년 당기순이익 Loss로 인식 가능
- 회수 수준에 따라 현재까지 일으킨 차입 및 CB 운영에도 문제 없도록 할 계획
2. 회사대응:
- 21.12.31 자금수지 문제 발생 확인 후 횡령 사건 인지 (단기간 사금이 개인 은행 및 주식계좌로 인출되었으며 입출금내역 및 자금수지, 잔고증명서 위조 확인)
- 인지 당일 저녁 강서경찰서를 통하여 서울 남부지검 측으로 고소장 제출 및 접수 (당일 영장 발부 예정)
- 영장 발부 시, 압수수색 및 모든 계좌 동결 가능
- 최대한 회사 피해를 줄이고자 가능한 모든 자금 회수 및 법적 절차 수행 예정
- 횡령사건으로 인한 공시, 즉각 거래중지, 상장적격성심사 예정
당일 새벽공시로 인하여 일정 기간 당사의 거래중지가 이뤄질 것으로, 사건의 경중 및 회사 내부관리제도 작동 미흡 등 책임소재에 따라 거래소는 정지 기간을 판단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상장유지를 위하여 회사는 최대한 피해를 줄여나가고 내부관리, 감사 시스템을 교정하며 건전화시키는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다만, 명백한 회사의 negligence 문제는 회피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며 모든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온 힘을 쏟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매우 송구스러운 말씀이오나, 회사의 계도기간 동안 많은 관련자들의 자숙이 필요하다 보이며 IR활동은 이 시점부로 일정 기간 대응불가로 전환토록 하겠습니다. 위원님들을 포함하여 국내외 투자자분들께서 열렬한 응원과 믿음을 보여주셨지만 불미스러운 사태로 다시 한번 실망시켜 드렸습니다. 피해복구 및 완벽한 시스템화로 회사가 교정화되었다 판단할 시 모든 소통을 재기토록 하겠습니다.
c.f. 월정례컨콜 및 투자자 대응 리퀘스트는 당분간 진행하지 않겠으며, 분기 실적 관련해서는 SNS를 통해서만 진행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당사의 불찰로 이러한 사건이 발생하여 market 내 관련된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리고 피해를 입혀드려 죄송합니다. 최선을 다해 정상화 시키도록 노력하며 과정 투명하게 소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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