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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멘텀

per과 pbr에 대한 실질적 이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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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1) 절대법칙

누구든 처음이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수많은 개인들이 주식시장에 뛰어들며 '신규 개미'들의 유입이 크게 늘어났는데요, 이 처음 시작한 '신규 개미'들은 과연 어떤 기준으로 주식을 사고 팔았을까요? 모두 시장을 이겨보겠다고, 주식으로 돈을 벌어보겠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대단한 매매법을 찾아다니게 됩니다. 그러다 어떤 유튜브를 보곤, 어떤 주식 강의(우료)를 듣곤 정말로 대단한 매매법을 알았다고 착각하곤 다음 날 다시 시장에 뛰어들고, 여느날처럼 또 돈을 잃고 맙니다.

개인적으로 아직도 기억나는 유튜브 댓글이 있는데, 저 역시 처음 주식을 시작하면서 '매매법'을 목마르게 찾아다녔고, 그러다 '리노'라는 트레이더의 유튜브를 정주행하게 됐는데, 그 중 호가창 보는 법이라는 영상에서 매도 호가가 매수 호가보다 많을 때 슈팅이 나온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이건 사실 기본적인 내용이기도 하지만, 주식엔 100%가 없다고 반드시 그렇게 되는 게 아닌데 이런 영상을 보고 어떤 개미들은 혼자 주식의 비밀을 깨달은듯 착각하고 '그래 이거였어!'하며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다 결국 계좌가 박살이 나고 맙니다.

 

 

 

(대충 주식을 깨달았다 & 감사하다는 댓글. 이 중 지금까지 돈을 벌고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2) 주식을... 깨달았다?

 

 

제가 아직도 기억하는 댓글이 이겁니다. 읽으면서도 너무 충격을 받아서 잊혀지지 않아 이 글을 쓰며 다시 해당 영상에서 찾아와 캡쳐해온 댓글입니다. 합리적인 지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주식은 수학이 아니며 절대법칙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할 줄 알아야하는데, 세상엔 생각보다 순진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실 리노라는 분도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게, 자기 유튜브에선 엄청난 비밀이 있는 듯 '비밀이 있지만 가르쳐 주진 않는다'는 식으로 영상을 찍어 올리고 수익내는 영상만 올리고서는 결국 자기 카페로 유도해서 강의를 판매하는 식으로 수익을 올리는 사람인데, 자기가 엄청난 고수이고 주식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듯 얘기하며 결국 순진한 누군가가 피눈물을 흘리게 만들었으니까요. 물론 이런 영상만 보고 따라하다 깡통찬 위 댓글의 개미처럼 속은 사람이 가장 잘못한 거긴 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리노님이 국내 최정상 트레이더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것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주포는 팔기 위해서 매수물량을 박아 놓는다.
주포는 사기 위해서 매도 물량을 박아 놓는다.
매수매도 자전거래 물량 체결시키면서 핸들링한다.

- 리노

 

 

 

3) 절대법칙은 없다

아무튼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주식은 수학이 아니며 절대 법칙 같은 건 없다. 호가창의 비밀 같은 것도 없으며, 마법의 검색식 또한 존재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게 존재한다고 믿는 분은 그렇게 믿고 절대법칙을 찾아 헤매시면 됩니다. 하지만 호가창에 비밀이 있고, 그걸 풀기만 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분명 잘못된 생각입니다.

스캘핑으로 국내 최정상 트레이더가 된 '마하세븐'도 3%라는 손절 범위를 정해놓고 진입해서 틀릴 경우 손절로 대응합니다. 마하세븐은 계속 돈을 잃다가 손절을 하기 시작한 이후로 돈을 벌었다, 손절을 잘해야 돈을 번다고 수없이 강조하는데, 호가창에 비밀이 있고 절대법칙 같은 게 있다면 마하세븐 정도 되는 최정상 트레이더가 '정답'일 때만 진입하지 손절을 할까요? 실제 sbs에서 방송한 마하세븐 vs 인공지능의 대결에선 초반에 매매가 잘 풀리지 않아 손절을 하고 집 앞을 산책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워렌버핏도 자신이 틀렸다고 생각할 경우 손절하고, 피터린치도 시장이 무너지기 전에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주가가 급락했을 때 기다리는 것 외에 손을 쓸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주식에 비밀이 있고 거기에 '정답'이 있다면 세계 최정상 투자자, 트레이더들은 잃지 않아야겠죠.

4) Back to the Basic

하지만 그런 비밀은 없습니다. 주식에 절대 법칙은 없으며, 절대 매매법은 없습니다. 일단 이걸 반드시 알고 시작해야합니다. 그리고 절대로 잊지 말아야합니다.

하지만 주식에 절대법칙에 가장 가까운 명제가 있다면 다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주가는 실적의 함수이다.

 

 

이 글을 쓴 이유입니다. 트레이딩의 비밀을 찾으려 헛된 노력을 들이며 계좌를 박살내지 말고, Back to the basic, 다시 기본으로 돌아갑시다. 이 글에선 기본적 분석에 대해 다시 고민해보는 글입니다. 철저한 기본적 분석을 바탕으로 모멘텀을 따라가봅시다.

 

 

 

2. PBR

1) pbr의 정의

PBR : Price on Book-value Ratio, 주가순자산비율입니다.

장부가치(book value)에 비해 주가(price)가 얼마나 되냐는 질문이고, pbr을 결정하는 것은 두 가지, (1)주가와 (2)순자산입니다.

주가는 주식쟁이들 기준으로 하루하루 변하는 현재 주가를 말하는 것이므로 사실 이건 어렵지 않습니다. 순자산은 자산에서 부채를 뺀 값인데, 주식을 하면서도 재무제표를 보라고 하면 머리가 아파지는 게 개미들이기 때문에(삼성전자의 주가는 알아도 삼성전자의 순자산은 모르는 것이 개미들) 순자산이 뭐냐고 물으면 주춤하게 되죠.

 

 

 

순자산 = 자산 - 부채

PBR = 시가총액 / 순자산

 

 

가령

A회사의 시총이 100조인데 순자산이 100조라고 해봅시다. pbr = 100/100으로 pbr=1이 됩니다.

B회사의 시총이 100조인데 순자산이 50조라고 해봅시다. pbr = 100/50으로 pbr=2가 됩니다.

C회사의 시총이 100조인데 순자산이 200조라고 해봅시다. pbr = 100/200으로 pbr=0.5가 됩니다.

이를 두고

A회사는 시장에서 회사의 자산가치만큼(pbr=1) 평가받고 있고

B회사는 시장에서 회사의 자산가치의 2배만큼 (pbr=2) 평가받고 있고

C회사는 시장에서 회사의 자산가치의 0.5배만큼 (pbr=0.5) 평가받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pbr의 함정

그렇다면 C회사가 가장 저평가 받고 있으므로 C를 매수하면 곧 주가가 오를까요? B회사는 고평가 받고 있으므로 B회사는 곧 주가가 하락하게 될까요? 보통 가치평가의 기준으로 'C회사는 회사의 자산가치만큼의 평가도 받지 못하므로 저평가 받고 있다'고 하는데 여기서 pbr의 함정이 있습니다.

 

 

 

전세계 시장 중 pbr이 가장 높은 시장이 어디일까요? 당연 미국입니다.

반대로, 미, 일, 영, 프 등 선진국 시장 뿐만 아니라 인도, 브라질, 태국 등 신흥시장까지 모두 합쳐서 pbr이 가장 낮은 국가는 어디일까요?

코스피입니다 컄ㅋㅋㅋ

그럼 코스피 시장은 순자산 가치의 겨우 1.3배만큼의 평가 밖에 못 받고 있으므로(태국도 pbr 2인데 컄ㅋ) 지금 당장 풀매수하면 pbr 2 찍을 때까지 오르겠네요? 돈 왜 잃음? 컄ㅋ

미국 시장을 보며 pbr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봅시다.

pbr = 시총/순자산이므로 시총이 증가하거나 순자산이 감소하면 pbr이 증가하게 됩니다.

시총이 증가한다는 의미는 시장에 돈이 더 들어온다는 얘기이므로 전세계의 돈이 몰리는 킹갓아메리카에겐 당연한 일입니다.

근데 여기서 순자산이 감소한다는 말의 의미는 뭘까요?

순자산이 감소하려면 재무제표 상 이익잉여금을 배당으로 주주에게 환원해주거나, 회사가 자사주를 매입해서 소각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즉, 배당을 늘리거나 자사주 소각을 하면 순자산이 감소한다는 말입니다.

 

 

자사주 매입 후 소각
-> 자본이 줄어든다
-> pbr이 매년 높아질 수밖에 없음
> 미국 시장의 pbr은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여기서 한 가지 개념을 더하면 자기자본이익률(Return On Equity, ROE)이라는 지표가 있습니다. 기업이 자본을 이용하여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당기순이익 값을 자본 값으로 나누어 구합니다.

 

 

ROE = (당기순이익 / 자본총액) × 100

 

 

ROE는 미국의 경영(자) 지표를 평가할 때 아주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자본을 이용하여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니까요. 그럼 roe가 높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본을 줄여야합니다.

즉, 배당을 늘리거나 자사주를 소각해야합니다.

미국의 경영 시스템은 자본 대비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중시하고, 경영자는 자연스럽게 배당 혹은 자사주 소각이라는 주주환원 정책을 펼침으로써 기업 투자를 더 유치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큰 이익을 내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이 반복되는 것이 기업경영입니다.

즉, 이러한 과정으로 미국시장의 pbr은 계속해서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pbr이 높으니 미국시장은 곧 무너질까요?

코스피는 pbr 최약체이므로 떡상할 일만 남았을까요?

보통 저pbr주식을 위주로 매입해서 가치투자를 한다고 할 때, 저 pbr만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막상 투자해보면 저 pbr주가 꼭 옳지만은 않다는 걸 알 수가 있습니다.

 

 

​pbr이 낮다는 말은 roe가 낮다는 뜻.
이는 배당도 하지 않고 기업이 주주를 위한 환원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말이고,
pbr이 높다는 말은 roe가 높다는 뜻
이는 주주에게 배당도 하고 기업이 주주를 위한 환원 활동도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pbr이 낮다는 말은 저평가라는 말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기업이 경영을 잘 못하고 있으며 주주환원정책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배당성향을 중시하는 외국인투자자들의 입장에서 코스피 시장의 pbr이 낮다는 게 투자의 메리트가 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3. PER

1) 정의

per : Price Earning Ratio, 주가수익비율을 말합니다. 시가총액에서 당기순이익을 나눈 값입니다.

 

 

PER = 시가총액/당기순이익

 

 

즉 per 이란 회사의 시총이 회사가 벌어들이는 이익에 비해 몇 배냐는 뜻입니다.

가령

A회사의 시가총액이 100조인데 당기순이익이 100조라면 per = 100/100으로 per = 1이 되고

B회사의 시가총액이 100조인데 당기순이익이 50조라면 per = 100/50으로 per = 2가 되고

C회사의 시가총액이 100조인데 당기순이익이 200조라면 per = 100/200으로 per = 0.5가 됩니다.

즉, '회사가 현재의 영업이익으로 몇 년을 일해야 현재의 시총만큼 벌 수 있냐'는 지표입니다.

2년을 운영해야 시총만큼 이익을 낼 수 있는 B회사보다 1년만 운영해도 시총만큼 벌 수 있는 A회사가 더 저평가라고 할 수 있겠죠.

2) per의 함정

일반적으로 per이 낮으면 저평가라고 합니다. 기본적 분석에서도 per이 적정한지를 가장 많이 따지고요.

물론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시장에서 저평가 가치주보다 'PER이 높은 회사가 더 높아지는' 종목들을 많이 봐왔는데요, 대표적으로 테슬라의 per은 1000이 넘었습니다. 1천년 동안 벌어들여야 현재의 시총만큼의 이익을 낸다는 뜻인데, 많은 사람들이 거품이라고 했지만 이를 비웃든 테슬라의 주가는 더 올랐었죠.

테슬라의 per은 1200에 달했는데 현대차의 per는 겨우 12에 불과했습니다. 현대차가 저평가이니 현대차를 무지성 매수하면 될 문제일까요?

여기에 per의 함정이 있습니다. 영업이익률이 가파르게 성장하면 per은 낮아집니다. 가령 per이 40인 기업이 영업이익을 2배씩 2년만 벌어도 per은 불과 10밖에 되지 않습니다. per이 높으면 고평가일까요?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면 현재의 상황은 업황이 바닥을 지나고 있는 시간일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PER은 기업의 '현재'의 상태를 말해주는 지표이다.
기업의 '미래'까지 말해주지 않는다.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기업의 PER이 높다는 말은
현재의 업황이 바닥을 지나고 있는 시간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글이 길어져 per, pbr 분석의 예시는 다음 글로 옮깁니다.

 

 

결론(따져야 할 것)

 

성장성 있는 산업인가?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기업인가?
'차트를 보며' 기본적 분석을 하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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