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들어서, 벤처투자와 전망이 창창한 신규상장주로 자금이 쏠리는 흐름에 편승하여 신규상장 작전주가 성행하고 있다. 신규상장 작전주는 상장 이전부터 작전을 치밀히 계획하는 주식으로서, 상장 몇 년 전에 재무에 보정작업을 하고, 허위수주와 과장된 장미빛 전망을 담은 대규모 IR을 동반한다. 이들의 목적은 좁게는 상장 직후의 차익실현에서, 상장 직후 몇년간 꾸준한 메자닌 발행과 여러건의 작전을 수행하기도 한다.
https://www.fnnews.com/news/200007040444563439
신규상장 작전을 시장에 처음으로 알린 주자는 세종하이테크였다. 이들은 상장 이전에 여러 기관의 펀드매니저들에게 돈을 줄 것을 약속하고 매집을 부탁했고, 이 결과 상장하자마자 기관 매수세와 부족한 물량을 타고 주가가 급등했다. 대주주는 330억원의 이득을 얻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얼마 전 상장폐지를 당한 퓨전 또한 신규상장 작전의 대표주자이다. 퓨전데이타라는 사명으로 2016년 9월 상장한 이 기업은 가상화 솔루션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기업이다. 상장 직후 필리핀 수도국을 비롯한 해외 납품 공시(이 공시는 나중에 허위인것이 들통났다.)를 통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투자자들에게 각인되었다. 무상증자는 덤이였다. 밝은 미래를 그리던 퓨전데이타는 상장 후 채 5년도 못 버티고 상폐되었다. 그것이 올해 중반의 일이였다.
퓨전은 2019년경 이종명씨가 주식을 삼성금거래소에 팔아넘겨 최대주주가 바뀌었고, 그 후 퓨전은 이종명씨의 개인 소유 기업에 퓨전의 알짜 자회사였던 테크데이타글로벌을 180억에 팔아넘겼다. 그런 직후 최대주주는 다시 이종명씨로 바뀌었다. 삼성금거래소는 인수한 지분을 시장에 던졌다.
여기서 퓨전데이타의 행보를 짚어 볼 필요가 있다. 퓨전데이타는 자회사로 여러 기업을 인수하였는데, 대부분 재무가 엉망이거나, 실체가 불분명한 기업인것이 특기할 사항이다.
참고:
https://www.hankyung.com/finance/article/2021052552916
https://m.inews24.com/v/1203009
이 기업들은 다음과 같다. 세미콘라이트(현 에스엘바이오닉스), 액트(현 이브이첨단소재), 세화아이엠씨(현 다이나믹디자인),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에스앤케이글로벌 등등. 이 중 다섯은 상장기업이고, 모두 재무가 나쁘다는것이 특징이다. 이들의 경영권을 인수하며 내세운 회사는 에스엘홀딩스컴퍼니(넥스턴바이오의 소유주이기도 하다)였다. 올해 5월경 이 기업들의 시총은 도합 4,800억에 달했는데, 직접 투입한 자금은 고작 40억원에 불과했다. 나머지 자금 마련은 복잡한 전환사채 발행과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이루어졌다. 흔히 말하는 무자본 인수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퓨전의 상장을 통해 이종명씨가 얻은것은 무엇이였을까? 이종명씨는 퓨전의 자금을 가지고 5개의 기업을 인수하는 종잣돈으로 쓸 수 있었다. 더불어 퓨전의 알짜 자회사인 테크데이타글로벌을 손쉽게 자기 소유로 옮길 수 있었다. 글에서는 서술하지 않았으나 에스엔케이글로벌을 비롯해 자회사로 위장된 최대주주, 또는 가까운 사람들이 소유한 기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 명목으로 뿌려주기도 하였다. 이 자금들은 모두 회수 불능 상태에 빠졌고, 이를 이유로 재무제표 의견을 거절당해 2016년 상장한 퓨전데이타는 올해 6월 상장폐지되며 증시에서 사라졌다. 상장하자마자 보유했던 자금은 모두 사라지고 껍데기만 남게 되었으니 참으로 기구한 5년이였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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