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거래를 해보신 분은 아실 텐데 코인은 언젠가부터 선물시장이 현물시장을 앞서기 시작했습니다. 코인 선물거래의 본질은 "니가 롱을 잡고 싶든, 숏을 잡고 싶든, 돈만 들고 와라. 그리고 벌어가라."입니다. 전세계의 돈들이, 욕망들이 모여 거대한 게임판을 벌였고, 시스템이 존재하면 반드시 규칙이 존재해야하듯, 이 판에는 한 가지 규칙이 있었습니다. 바로 "스테이블"라는 개념입니다.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법정 화폐와 일대일로 가치가 고정된 가상자산"입니다.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은 법정 화폐와 일대일로 가치가 고정된 암호화폐입니다. 즉, 1코인이 1달러의 가치를 갖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런 게 왜 필요할까요? 변동성을 최소화 하기 위함입니다. 암호화폐는 전자 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느린 전송속도와 화폐로 사용하기엔 치명적 단점으로 꼽히는 과도한 변동성 때문에 그 가치를 인정받기 힘들었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개발된 것이 스테이블 코인입니다.
암호화폐의 가격 안정성이 충분히 인정된다면 암호화폐는 화폐로서 충분히 기능할 수 있을 겁니다(물론 당연히 저는 여기에 대해 반대합니다). 그리고 이 스테이블 코인 시스템에서 충분한 시장점유율을 가지는 코인을 유통한다면? 김선달이 대동강 물 팔아먹듯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위치가 됩니다. 해당 코인을 발행하고 유통할 수 있는 지위를 가진다는 건 어마어마한 권력이죠.
곁다리로 글이 한 번만 옆으로 새자면, 사실 코인의 큰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탈중앙화"라는 이름 붙여 화폐권력을 국가로부터 탈피시켜 공정한 이용가치를 가지도록 만든다는 게 말만 그럴싸하지 사실 국가가 가지는 이 화폐 권력을 "특정 개인"이 가질 수 있도록 한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막말로 해먹어도 국가가 해먹어야 합니다. 대체 "개인"을 어떻게 신뢰합니까?
다시 스테이블 코인으로 돌아옵시다. 스테이블 코인의 작동 원리는 간단합니다. 만약 usdt라는 시스템이 있다면, 그래서 이게 달러와 stable, 안정적으로 가치가 고정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내가 가진 달러 자산만큼 usdt를 찍어내서 유통시키면 됩니다. 누군가 나한테 와서 선물 판으로 뛰어들어 100 $ 숏을 잡고 싶다는 사람이 있으면 100 USDT만큼 찍어서 바꿔주면 됩니다. 이 100 USDT는 다시 나한테 돌아와도, 혹 영원히 다른 누군가들끼리 돌려서 유통되더라도 이 100 USDT만큼의 가치를 보장해주는 100$가 존재하기에 실질적 가치를 지니게 되겠죠.
바로 여기서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만약 내가 가진 달러 자산 가치보다 더 많은 양의 USDT를 찍어냈다면?
그게 시장에 아무렇지도 않게 유통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가치도 보장해주지 못하는 디지털 쓰레기라면?
이 문제는 오래 전부터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문제점으로 제기 되어왔습니다. 하지만 문제제기만 할 뿐, 누구도 이를 실질적으로 증명하지 못하는 문제가 되어서 어찌어찌 지금까지 굴러오고 있는 거였죠. 근데 문제는 항상 잡코인에서 터지기 마련입니다. USDT(테더)는 어떻게 어떻게 유지되어 왔는데 UST(루나)에서 터진 겁니다.
(위) 5/11 어제까지의 루나
(아래) 5/12 현재 루나
그래 USDT 너네는 업계 1위니까 그러려니 한다 이거야. 근데 루나 재단? UST? 너넨 뭔데? 진짜 스테이블 증명할 수 있어? 김치 너네들 달러 가지고 있는 거 맞아?
반복되는 당연한 얘기지만, 루나 재단은 UST를 1달러에 페깅하기 위해 UST의 시총만큼 달러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루나 재단의 역할은 아주 중요하고 또한 단순합니다. 재단은 이 UST를 스테이블 코인으로 작동시키기 위해 UST가1달러에서 변동이 생기면 그걸 조절하는 겁니다. 1달러밑으로 내려가면 UST를 사서 다시 1달러로 가격을 맞추고, 올라가면 UST를 팔아서 1달러로 맞추는 일을 합니다. 꼭 금리를 조절하는 연준을 보는 것 같죠?
스테이블 코인 그리고 루나 재단에 대한 시장의 의심이 이어지던 찰나, 트리거가 발생합니다. 5월 9일 UST가 0.8달러 아래로 하락하게 된 겁니다. 만약 루나 재단이 자산(단기 유동성)이 충분하다면 UST는 다시 제자리를 찾았을 겁니다. 하지만 어떤 큰 세력들이 루나 재단은 스테이블 코인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자산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고, 거대한 숏(루나 하락에 배팅한) 세력이 루나는 이를 다시 정상적으로 돌릴 수 없다는 확신으로 물량을 던져버린 겁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스테이블 코인이란 해당 코인을 달러와 정확하게 연동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했고(1 $ = 1 UST), 이를 통해 암호화폐에 신뢰를 부여한다고 했습니다. 근데, 이 스테이블 코인이 사기라면요? UST만큼의 DOLLAR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요? 김선달이 대동강 물 팔 듯 존재하지도 않는 거 찍어내서 팔아먹었다면요? 아니, 김선달은 물이라는 현물이라도 있었지, 그 대단한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건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고, 사이버 상 0과 1의 정보로만 존재하는 디지털 쓰레기였다면요?
아니, 김선달은 물이라는 "현물"이라도 있었지,
그 대단한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건 사실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고,
사이버 상 0과 1의 정보로만 존재하는 디지털 쓰레기였다면요?
루나는 본인들의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생태계에 치명적인 결함이 드러난 겁니다.
글이 길고 말이 어려웠습니다. 짧고 쉽게 써보겠습니다.
루나는 초기 UST-루나의 판을 키우기 위해 고이율의 이자를 줬고, 이것이 성공해서 자본이 몰려들었고, 규모가 커진 겁니다.
루나는 처음 시작할 때 UST가 시장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초기 투자자들에게 연 20%의 이자를 준다고 하며 초기 자금을 모았습니다.
연 20%요.
정상적인 국어공부를 해온 사람이라면 위 한 줄만 보고도 이 실체를 파악할 수 있어야하는 거 아닐까요?
제 블로그답게 오늘도 같은 결론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높은 인플레 발생 시 기준금리 인상 등 대응책 있어"
노동의 가치를 알려주겠다
노가다 출발
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증시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메이드와 김선달 (0) | 2022.05.31 |
---|---|
"루나 코인"에 인생 걸었다는 bj의 최후 (0) | 2022.05.13 |
무얼 사든 답이 없습니다. (0) | 2022.05.12 |
대한민국이 불행한 이유와 라이프 사이클 투자 (0) | 2022.05.05 |
2천만원으로 30억을 번 92년생의 재테크 방법 (부자되는 세상) (0) | 2022.05.02 |